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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첫 개인전 이후, 2023년 12월 삼세영에서 열 번째 개인전을 맞이하며 새로운 형식의 가변 설치 작업과, 푸른 잎 형상의 대형 작업을 반원형으로 제작한 거울 위에 수직으로 디스플레이를 시도하며 3관을 구성했다. 새로 선보이는 ❬Anthology 46❭·❬Anthology 47❭· ❬Anthology 48❭시리즈는 그간 수집해 온 자연의 조각들과, 2022년 가을 남프랑스 여행에서 촬영한 실제 이파리들을 모티브로 한다.
세월의 흔적으로 찢기고 구멍이 난 낙엽을 푸른 수묵으로 재현하고, 반짝이는 은실의 자수 표현으로 섬세한 잎맥과, 상처들을 집약적으로 강조했다. 소멸에 가까워져 일반적인 아름다움과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일지라도, 빛나는 생명력을 품고 있는 자연의 모든 존재는 아름답다. 이처럼 자연의 순환을 관찰하고 이해하다 보니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이 내게 ‘시 詩’로 다가와❬Anthology : 삶의 조각❭시리즈가 탄생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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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거울에 반전되어 떠오른 잎의 그림자, 관람하는 각도와 시선의 높낮이에 따라 푸른 생명의 에너지가 바람을 타고 생동하는 장면의 포착, 푸른 잎에 투영된 자화상과 함께 본인의 모습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시선, 개인의 관념에 따라 다양한 감상이 발현되는 순간들을 상상하며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들의 모음을 통해, 꺼내어 보이거나 내려놓기 어려웠던 생각과 묵은 감정, 각자 내면의 아픔과 상처에게 작은 위안과 휴식, 치유의 에너지로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따스한 빛 한 줌을 건네고 싶다.
/ 장영은 작가노트 중
장영은 JANG YOUNG EUN
< Anthology : 삶의 조각 46, 47, 48 >
mirror/sewing and colored on fabric
each. 180x124cm, 2023
www.instagram.com/feelmy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