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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장영은은 1993년 서울 출생으로,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및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주요 전시 이력으로는 《빛의 흔적》 충남문화관광재단 CN갤러리(2026, 서울)ㆍ《흔적의 흔적》 장생포고래로131 작은미술관(2025, 울산)ㆍ《빛, 숨, 결》 공간 루트(2024, 서울)ㆍ《삶의 조각》 삼세영(2023, 서울)ㆍ《흐르는 계절》 호아드(2022, 서울) ㆍ《맥》 가나아트스페이스(2017, 서울) 등 개인전을 개최했다. 《교류/횡단》 대구예술발전소(2026, 대구)ㆍ《ACF REVIEW》아트조선스페이스(2025, 서울)ㆍ《YOUTH》 화이트스톤갤러리(2024, 서울)ㆍ《CODE BLUE》 원주문화재단 미담관(2023, 강원)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충남문화관광재단 개인전 후원 공모(2026)와 울산아트페어 신진작가 특별전(2025) 화이트스톤갤러리 오픈콜(2024)에 선정되었고, 울산 남구문화예술창작촌 창작스튜디오131(2025) 10기 및 현재 호랑가시나무창작소(2026) 13기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작업은 천안시립미술관, 의료법인 동강의료재단, 고래문화재단 등에 소장 되어 있으며, 2027년 4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후원으로 광주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및 글라스폴리곤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 예정이다.
작가 노트빛은 단순한 물리 현상을 넘어 만물이 존재하고 생명을 이어 가게 하는 근원이다. 오랜 시간 동안 빛은 삶의 원천이자 생명의 뿌리로 인식되었고, 나에게는 정신적·감각적 탐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어린 시절, 묵향이 가까운 환경에서 성장하며 자투리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고 한자리에 앉아 만들기를 즐기며 창조적 감각을 체득했다. 한국화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예술을 접하며 성장했고, 자연스레 수묵화에 매료되어 동양화를 전공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에서 자랐으나, 유년기에 이른 상실을 겪으며 인간 또한 자연 속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었고, 내게 ‘자연’은 삶의 뿌리이자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작업의 중심에는 평면의 수묵 화면 위에 은실을 중첩하는 방식이 있다. 이는 ‘시’를 읽을 때 느껴지는 운율감처럼 생동하는 대상을 시각화하기 위한 탐구로, 2016년부터 이어 온 작업이다. 수묵의 농담과 번짐이 만들어 내는 층위에 은빛의 점·선·면을 새기며, 전통 수묵을 확장하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잎맥, 수피, 나이테, 파동 등 자연의 흔적을 모티프로 삼아, 수묵의 농담 위에 은빛 자수를 더해 반짝임으로 승화한다. 초기에는 숲과 강, 습지 등에서 발견한 자연의 요소를 탐구했으나, 2022년 남프랑스 여행지에서 마주한 드넓은 바다와 눈부신 윤슬은 작업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후 울산 장생포에 위치한 창작스튜디오131에 입주해 바닷가 마을에서 생활하며 ‘물’은 시간과 순환을 은유하는 중요한 모티프가 되었다. 물가의 빛은 윤슬로 번지고, 공기와 만나 파도와 구름, 비와 눈으로 대지에 내려앉는다. 이러한 ‘물’의 순환은 삶의 영속성과 맞닿아 있으며,작업의 주요 매체이자 근원적 영감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수묵의 번짐과 스며듦, 계절의 온·습도와 공기의 흐름 등 시간성과 우연성을 적극 반영하고, 그 위에 은빛 자수를 중첩한 실험중에 있다. 대형 화면과 설치적 구성으로 발전한 이 연작은 시각적 감상을 넘어, 관람자가 공간을 거닐며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순간들을 화폭에 담아 자연의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닌 ‘빛’을 품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위안과 치유, 감각적 환기로 이르길 바라고 있다.
작업은 내게 가장 가까운 벗이자 놀이였고, 지금은 업을 넘어선 숙명처럼 늘 곁에 있다. 유년 시절 묵향이 익숙한 환경 속에서 화선지 위에 먹을 끄적이던 시간은 깊은 위안으로 남아, 지금도 작업에 몰입하는 순간 상실의 기억은 치유로 전환되어 다시 생의 자리로 이끌린다. 순간에 집중해 그림을 그릴 때 불안은 승화되고, 지금 여기 살아 있음을 깊이 인지하기에 작업은 곧 ‘빛’과 같다. 자연은 언제나 푸르른 생명력과 의연한 태도를 가르쳐 주었고, 찰나의 순간들을 화폭에 기록하며 많은 이들이 나의 작업을 통해 자신 안의 반짝임을 발견하길 바란다.
더불어 수묵화가 단순히 옛 양식으로 치부되지 않고, 동시대적 매체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말처럼, 빛과 자연, 그리고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탐구하며 동시대 한국화를 묵묵히 연구해 나갈 것이다.
주요 보도자료https://feelmycolor.tistory.com/275
스포츠동아 | “장영은, 삼청동 CN갤러리서 ‘빛의 흔적’ 개최” | 2026. 05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전통 수묵화에 현대적 감각을 입혀온 작가 장영은이 서울 삼청동에서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선보인다.장영은 작가는 5월 27일부터 6월 7일까지 서울 삼청동 CN갤러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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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eelmycolor.tistory.com/256
광주일보 |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레지던시 최종 작가 17명 선정” | 2026. 03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레지던시 최종 작가 17명 선정4월부터 11월까지 광주 체류하며 프로젝트 수행호랑가시나무창작소가 올해 레지던시 입주 작가 공모에 약 410명(국내 85명, 해외 325명)의 작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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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eelmycolor.tistory.com/225
아트조선 | “ACF [시크릿 노트] 4장 채성필·박이도·장영은” | 2025. 09
작가 장영은(32)은 오랜 시간 동안 빛을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하며 이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이 아니라 정신적 감각적 인식의 대상으로 탐구해 왔다. 일상과 자연 속에서 마주한 빛은 언제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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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eelmycolor.tistory.com/213
문화일보 | “청춘은 뭘까..화이트스톤 청년작가 전시 ‘YOUTH’” | 2024. 07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오는 27일부터 8월 25일까지 제1회 청년 작가 공모 전시회 ‘YOUTH(유쓰)’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아시아에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이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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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조각 : ANTHOLOGY》
(2021~)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45〉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132x132cm,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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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18〉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125x92.5cm, 2023
ㅡ
6,0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65〉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101.4x125.5cm, 2024
ㅡ
6,0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17〉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125x92.5cm, 2023
ㅡ
6,0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43〉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3
ㅡ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44〉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3
ㅡ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22〉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3
ㅡ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63〉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4
ㅡ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64〉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4
ㅡ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series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23-2024
ㅡ
각 2,4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72〉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44.5x44.5cm, 2024
ㅡ
1,2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Anthology : 삶의 조각 71〉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44.5x44.5cm, 2024
ㅡ
1,200,000원
《언제나 : RAIN OR SHINE》
(2019~)
장영은 JANG YOUNG EUN
<Rain or Shine : 언제나 7>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60.6x60.6cm, 2019
ㅡ
2,600,000원 (액자 포함)《마르지 않는 향기 :
UNDRIED FRAGRANCE》
(2019~)
장영은 JANG YOUNG EUN
<Undried Fragrance : 마르지 않는 향기 18>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90.9x60.6cm, 2023
ㅡ
3,6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Undried Fragrance : 마르지 않는 향기 17>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90.9x60.6cm, 2023
ㅡ
3,600,000원


장영은 JANG YOUNG EUN
<Undried Fragrance : 마르지 않는 향기 05>
광목에 수묵 바느질 sewing and ink on fabric
59.5x30.3cm, 2023
ㅡ
1,400,000원《편린》 (2016~)

장영은 JANG YOUNG EUN
<편린 5>
광목에 수묵 ink on fabric
45.5x45.5cm, 2023
ㅡ
1,200,000원
장 영 은 (b.1993)
학 력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학부 동양화 전공, 미술학 석사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미술학 학사
개인전
2027 ARKO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글라스폴리곤, 광주) - 4월 예정
2026 Trace of Light (충남문화관광재단 CN갤러리, 서울)
2025 Trace of Trace (장생포고래로131 작은미술관, 울산)
2024 Light, Breath, Trace (공간 루트, 서울)
2023 Anthology (삼세영, 서울)
2022 Flowing Seasons (호아드, 서울)
2021 Dear Nature (맨션나인, 서울)
2020 Eternally Blue (마롱아트스페이스, 서울)
2017 Pulse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주요 그룹전
2026 호랑가시나무창작소 기획 : 콥샐러드 레시피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광주)
2026 DAF 레지던시 교류전 : 교류/횡단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25 아트조선 기획 : ACF REVIEW (아트조선스페이스, 서울)
2025 고래문화재단 기획 : 제4의 벽을 넘는다 (장생포고래로131 작은미술관, 울산)
2024 WHITESTONE 기획 : YOUTH (WHITESTONE, 서울)
2024 임휘재 독립 큐레이터 기획 : 마음 산책 (서울옥션 포럼스페이스, 서울)
2024 삼세영 기획 : NAKED FACE (삼세영, 서울)
2023 서울옥션 기획 : RANGE ROVER HOUSE (마임비전빌리지, 경기)
2023 (재)원주문화재단 기획 : CODE BLUE (원주문화재단 미담관, 강원)
2023 LIMAA 기획 : Sonnet 잔상 (파르나스제주, 제주)
2022 TYA 기획 : Thank You All (TYA, 서울)
2022 (사)자문밖문화포럼 기획 : 자문밖 방방곡곡 (삼세영, 서울)
2021 문화재청 후원 : 전통예술 전승축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서울)
2020 아시아프 아티스티 특별전 1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20 정부서울청사 기획 4인전 : 정물화 (정부서울청사 갤러리, 서울)
2020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Art Interview Fair (수애뇨339, 서울)
2020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Art Interview Fair (대백갤러리, 대구)
2020 서울옥션 기획 : ZEROBASE V5 (서울옥션 강남센터, 서울)
2019 New Thinking New Art (리서울갤러리, 서울)
2018 소:작 (COSO, 서울)
2017 멘토 멘티 (한원미술관, 서울)
2016 평화를 조형하다 (아테네시립미술관, 그리스)
프로젝트
2021 울산과학기술원 UNIST x Novelle Vague
— 《ARTIST CANVAS ON AIR》 과학예술융합 프로젝트 (ARTIST CANVAS, 온라인)
2020-2021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 혁신단 프로젝트 《Artist Letter》
— 작업과정·전시 소식·일상 기반 월간 개인 뉴스레터 발행
수상 및 선정
2026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서울문화재단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 선정
2026 충남문화관광재단 후원 개인전 공모 작가 선정
2026 ARKO 시각예술창작주체 후원 호랑가시나무창작소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작가 선정
2025 UIAF ARTIST AWARDS 울산국제아트페어
신진작가 특별전 작가 선정
2024 WHITESTONE Gallery Seoul 1st OPENCALL 작가 선정
2023 원주문화재단 기획전 CODE BLUE 작가 선정 및 기금 수혜
2022 삼세영 작가 공모 개인전 부문 2인 선정 및 기금 수혜
2021 (사)대한민국 전통예술 전승원 청년작가 공모
한국화 부문 예인 2인 선정 및 기금 수혜
2020 서울옥션 제로베이스 V5 작가 선정
2020 (주)마롱글로벌 상반기 공모, 대상
아티스트 토크
2023 삼세영 기획 장영은 개인전 《ANTHOLOGY》
아티스트 토크, 삼세영, 서울
2023 서울옥션 기획 《BIG WAVE x Seoul Auction》
아티스트 토크, 서울옥션 강남센터, 서울
아트페어
2025 ART CHOSUN FOCUS (파라다이스시티, 인천)
2025 UIAF ARTIST AWARDS
울산국제아트페어 신진작가 특별전 (UECO, 울산)
2024 DEFINE:SEOUL with. WHITESTONE
(에스팩토리 D동, 서울)
2022 My First Collection (신세계 Art&Science, 대전)
2020 LA ART SHOW
(Los Angeles Convention Center, Los Angeles)
출 판
2025 장영은 개인전 『TRACE OF TRACE』 | Ⓒ고래문화재단
2021 CRITIQUE MAGAZINE
『ARTIST CANVAS ON AIR』 | ⒸNovelle Vague
2017 석사학위논문
『빛과 선(결)을 통한 자연 이미지 표현 연구』 | Ⓒ장영은
강 의
2025 메르세데스-벤츠 한성자동차 미술영재 장학사업
《DREAM GREAM》 한국화 멘토링
레지던시
2026 호랑가시나무창작소 13기 입주작가 (아트주, 광주)
2025 울산남구문화예술창작촌 창작스튜디오131
10기 입주작가 (고래문화재단, 울산)
소 장
천안시립미술관, 의료법인 동강의료재단,
고래문화재단, 프로이즈(주), 삼세영 외 개인소장
E. feelmycolor@naver.com
H. jangyoungeun.com
A. Instagram | @feelmycolor
비평문
〈기다림의 흔적〉한낮의 빛이 방 안에 번지고 바람에 커튼이 흔들릴 때면, 나는 장영은의 작업을 떠올린다. 따뜻한 빛과 바람이 얇게 남는 그 순간은 그의 작업이 ‘그리기’보다 ‘남김’에 가깝다는 것을 드러낸다. 마르고 멈추고 다시 겹치는 시간 속에서 결이 생기고, 그 결이 주변의 고요를 조직한다. 이 정적은 반복이 만든 시간의 결과다.
그의 하루는 작품의 숨을 고르게 하는 준비에서 시작된다. 마른 뒤 다시 덧입히는 수행 같은 루틴 속에서 번짐은 ‘사이’에서 미세하게 조율되고, 그 간격이 표면의 호흡을 정한다. 여기에 재봉틀과 바느질이 교차하며 실의 선은 각도와 시선에 따라 잔잔한 반짝임을 남기고 하나의 리듬으로 모인다. 바늘은 붓의 자취 위에 선을 더해 빛을 걸어 둔다. 얇은 색층이 공기의 밀도처럼 포개지며 시간의 투명도를 만든다. 이 겹침은 시간의 두께로 응축되어 ‘남은 빛’으로 시야에 머문다.
작가의 이런 체득은 재료를 연구하다 발견한 우연이 아닌 그의 유년 환경에서 비롯되었다. 어머니의 영향 아래 책상 위엔 늘 물과 종이, 먹이 있었기에 재료는 기술보다 먼저 몸이 익힌 습관이었다. 그에게 수묵은 전통의 의무가 아니라 손끝의 일상이었고, 그 일상은 묵향이 스민 촉감에서 출발했다.
장영은의 작업에는 기다림이 전제된다. 말리는 동안 색의 온기와 밀도가 달라지고, 번짐은 멈추거나 더 스민다. 이 작업의 최소 단위는 ‘붓질’이 아니라 ‘말림–멈춤–겹침’의 한 사이클이다. 그렇게 남은 켜들이 서로 다른 시간값을 지닌 채 겹의 흔적을 이룬다. 얼룩의 경계, 바늘구멍과 매듭, 실이 만든 미세한 그림자는 한때의 행위를 가리키는 표식들이다. 그래서 그는 그리기보다 남기기를 택한다. 완결 대신 멈춤의 타이밍으로 표면의 시간 단위를 매기고, 그 위에서 감정은 물질로 한 번 응고됐다가 다시 여운으로 되돌아온다. 그래서 여운이 머문 표면은 관념에 앞서 몸을 먼저 건드린다.
가까이서 마주치는 섬세한 결,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실의 반사, 공기의 두께처럼 겹쳐진 얇은 색층이 미세한 변화들은 설명보다 먼저 지각된다. 말하자면, 보는 일은 개념 해석보다 앞서 몸의 지각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 결과 그의 화면은 감정을 해명하기보다 감정이 되기 전의 느낌들을 질서 있게 배치한다.
서두르지 않는 숨, 쌓고 비우는 균형, 멈춰 지켜보는 태도. 이것은 분위기가 아니라 오랜 수련의 결과다. 빛은 숨처럼 흐르고, 결은 고요로 가라앉아, 끝내 기다림의 흔적으로 남는다.
김명희 (울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2025 | 일부 발췌
〈비경을 넘어〉장영은은 자연의 풍경적 속성이나 그에 대한 예찬적 태도로부터 벗어나 자연自然의 본래 뜻인 ‘스스로 그러하다’란 무엇인가에 대해 일찍이 깨달은 바를 자신만의 화폭으로 옮기는 젊은 작가이다.
또한 누구라도 보면 장영은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얄팍하게 따라 할 수조차 없는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번 삼세영에서의 대규모 개인전에 대한 자격이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다시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이 전시는 작가의 연대기적 작업에 대한 발표나 회고 성격이 아닌, 그 스펙트럼을 파노라믹하게 보여주며 작업과 공간이 주는 조화로움에도 드나들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 따라서 꼭 이 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관람객들 역시 자신만의 감상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다.
이처럼 수묵으로 표현한 이미지와 이를 감싸고 있는 여백으로 표현한 빛, 반짝이는 은실의 자수등 기법 면에서도 주목받아온 장영은의 작업에서는 바느질, 그러니까 수묵화위에 중첩된 땀의 미학도 빼놓을 수 없다. 장영은은 이전의 전시들에서도 조명과 각도,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땀의 밝기와 디테일을 보는 맛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장식적 측면이 아닌 동양회화의 평면적 한계를 깨는 운율감과 본능적인 감각으로써 딱 필요한 만큼에 발현된 자연의 결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항상 눈길을 끌었다.
장영은은 이러한 현실적 시각 기반의 문예가적 태도로 작업을 해왔고, 그러면서도 작가의 책임감과 지속성을 인식, “앞으로 5년간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대작 오륙십점의 작업을 부지런히 쌓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만의 파노라마적 세계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놓았다. 이는 훗날 작가의 연대기적 커리어 뿐만 아니라 작업의 스펙트럼에 감상자와 컬렉터가 드나들 수 있는 정원, 그야말로 비경을 넘어 차경이 있는 ‘예술적 사유의 너른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배민영(누벨바그 아트 대표, 예술평론가) | 2023 | 일부 발췌
〈MZ세대가, 추사 '세한도'를 21세기에 재창조〉2022년 때이른 열대야가 찾아온 6월의 끝자락에, 놀라운 수묵을 만났다. 수묵은 물의 생명을 드러내는 안료다. 수묵화는 원래 '그림자를 그린 그림'이었다. 달빛 환한 지창(紙窓)에 하늘거리는 매화 그림자는, 매화보다 아름답다. 매화는 빛 아래에서 오롯이 스스로를 드러내지만, 매화 그림자는 그 빛을 죽여 그 형상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심상(心像)을 만든다. 옛사람들은 저 매화 그림자에 혹(惑)하였다. 그 간절한 욕망을 다급한 마음의 붓질로 담은 것이 묵매(墨梅)다. 최고의 미색(美色)이 검은 색인 까닭은, 그 안에 모든 빛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모든 빛깔은 먹색과 잘 어울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 나뭇잎은 겨울날 어느 얼음 위에 떨어진 고엽(枯葉)이었을지 모른다. 봄여름가을 동안 무성한 삶을 지킨 가장 우렁찬 생명이었으리라. 그는 겨울의 삼엄한 명령을 받았다. 이제 때가 되었으니 떨어져라. 칼바람 한 올이 불어왔고 그는 서슴없이 낙엽이 되었다. 벌레들이 구멍을 내고 바람이 움켜쥐었던 결을 찢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내준 그를 보며, 작가는 질문한다. 무엇이 아름다운가. 그야 말로 옥빛 정결의 완성을 이룬 겨울의 성자가 아닌가. 수만년 시간을 딛고 나온 화석처럼 도도하게, 푸른 잎은 몸을 살짝 비튼 포즈로 무심한 관람객을 오히려 관람하고 있었다.
이제 삶의 의식을 반듯이 세우는 연륜(年輪)인 작가가, 그 두배의 나이에도 이루지 못하는 '겸(謙)'자 하나를 저기 바람소리로 뿌려놓으니 보는 이가 문득 부끄럽지 않겠는가. 나뭇잎 하나하나 그 귀여운 동세(動勢)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옛 수묵화의 성취는, 형상과 빛에 연연하던 어리석음을 잠깐 주저앉히는 일에 가까웠다. 그러나 장영은의 수묵은 빛의 소멸이 새로운 빛을 찾아내는 길임을 일깨워준다.
한국화는 이제, 청년세대가 이 만큼의 '수묵 변주'를 연주할 수 있는 높이와 깊이를 지니게 되었다. 놀라운 일이며 아름다운 질주이다. 시리도록 빛나는 겨울을, 이 구질구질한 장마철에 새뜻하게 맛보는 즐거움을 준 것은, 덤으로 안겨준 선물이라 하리라.
이상국 (더뷰스 편집장, <추사에 미치다> 저자) | 2022 |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