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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계절' - 삼청동 호아드 갤러리, 장영은 8번째 개인전[2022. 6.2~28]을 보고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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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때이른 열대야가 찾아온 6월의 끝자락에, 놀라운 겨울 수묵을 만났다. 추사 김정희가 여름날 푹푹 찌는 방안에서 온몸을 떨며 그려냈던 세한도처럼, 서늘한 현기증이 있었다. 서른 살이라 믿기지 않는 감수성이 빚어올린 옥색 수묵은 5천년 '그림자 그림'의 반란이랄까, 아니 뜻밖의 외출이랄까. 매혹적인 빛으로, 죽음과 적막으로 정화(淨化)된 겨울을 소환하고 있었다. 청색의 어디쯤, 녹색의 어디쯤에 찰나의 빛으로 얼어붙었던 옥빛이, 이렇게 시원하고 고운 빛이었다니. 장영은은 문득, 시간의 푸른 액자 속으로 나를 데려갔다.
옥빛 수묵은 어디든 배어들었다. 하늘과 풍경과 수면 위에, 저를 고집하지 않고 많은 것을 여백으로 내주고 있었다. 심연(深淵)이라 부르는 영원한 물에 닿은 그 빛은, 빗줄기를 실감나게 하고 구름을 고즈넉하게 했다. 형상은 어쩌면, 저 흐릿하고 애매하고 모호한 것들이 우연히 뭉친 존재인지도 모른다....
출처 : 더뷰스(http://www.theviews.co.kr)
MZ세대가, 추사 '세한도'를 21세기에 재창조? < 핫리뷰 < 기사본문 - 더뷰스 (thevi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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